프랑스어 정복기/프랑스 어학연수

3. 운이 좋았던 나의 프랑스 행정절차 이야기

mini_aprilist 2020. 10. 8. 22:00

안녕하세요, 일상의 개선이 인생의 발전을 가져온다고 믿는 mini-aprlist입니다. 2012년 프랑스에서 1년간 어학연수를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, 지금 프랑스 어학연수를 꿈꾸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10가지의 주제로 글을 써보려고 합니다. 

 

프랑스에 도착하셨으면 거쳐야 하는 행정 절차가 있습니다. ① OFII(오피) 신청 ② 은행개설 ③ 현지 전화 및 인터넷 개통 ④ 알로까시옹 신청 입니다. 이 절차에 관해 자세하게 설명해드리면 참 좋으련만, 사실 전 운이 좋았던 터라 제가 직접 하지 않았어서 이 주제를 가지고 얘기할 자격이 없는 것 같아요. 인터넷에 찾아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뜨끈뜨끈한 인증샷과 함께 설명해놓은 글들이 많으니, 관련 정보는 그곳에서 겟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. 

 

대신 저의 개인적은 경험과 생각을 공유하고자 합니다. 우선 제가 푸아티에에 도착했을 때는 그 지역에 오래 사신 집사님 부부가 계셨는데, 한인들 대상으로 오리엔테이션도 해주시고, 맛있는 저녁밥도 해주셨어요. 거기에서 대부분의 행정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하는지 도움을 받았습니다. 그 집사님께서 신규 한인들 모아서 다 함께 은행에 데려가주시고, 계좌 계설까지 도와주셨어요. 그리고 오피신청, 알로까시옹 신청도 이렇게 이렇게 해라 지도해주셔서 시키는대로만 했더니 모든게 순조롭게 진행되었습니다. 전화는 유심칩을 사서 사용했어요. 당시 전화 90분(?), 문자 몇 통 이 정도로 제한되어있는 유심칩이었는데 그걸로 1년을 버텼습니다. 그곳에 있는 동안 제 휴대전화는 거의 사진촬영 및 전화수신용.. 사실 연락은 거의 페이스북 메세지로 했기 때문에 휴대폰이 없어도 큰 불편함은 없었어요. 다만, 새로운 친구들이 "너 전화번호 뭐야?"라는 질문을 할 때 좀 난감했었죠. "아 나 번호 땡땡땡땡인데, 발신은 안되고 수신만 되니까 답장이 없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마"라는 말은 할 수가 없으니까 나중엔 그냥 "나 핸드폰이 있긴 한데 작동이 안돼 페이스북으로 연락하자"고 말했어요. 인터넷은 기숙사 전체에 인터넷이 깔려 있어서 선만 사서 노트북에 연결하면 인터넷이 연결됐어요. 그래서 제가 한 것은 규격에 맞는 인터넷 선을 마트에서 사온것. 그렇게 하다보니 어느새 프랑스에서의 기본 절차는 무사히 다 마칠 수 있었습니다. 여러모로 운이 참 좋았죠.. 

 

프랑스 행정절차 관련해서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딱 세가지 입니다. 첫째, 프랑스에서는 대부분의 공문서가 우편으로 날아옵니다. 그런데 공무원들이 일을 하면서 실수가 잦아 이 문서를 하나하나 다 모아두는 것이 나중을 위해 중요하다고 하더군요. 그래서 저도 프랑스에 있는 동안 왠만한 행정 문서는 날짜순으로 고이 모아두었습니다. 둘째, 내 통장에 한 번에 큰 금액을 입금시킬 수 없다면 함께 돈을 모을 친구들이 필요하다. 프랑스에서는 체류증 연장을 할 때 신청자 통장에 일정 금액 이상의 현금이 있어야 합니다. 그런데 그 금액이 보통 사람들이 쉽게 가지고 있을 금액이 아니어서 내가 아주 부유해서 큰 돈을 쉽게 구할 수 있다가 아니라면 주변에 믿을만한 사람들 여럿과 모여서 함께 돈을 모아요. 그렇게 한 사람 통장에 몰아 넣어주고, 그 다음 사람, 그 다음 사람. 이렇게 각자 통장에 돈을 넣어서 인증만 하면 되거든요. 그러니 이 부분을 미리 염두에 두고 계시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. 셋째,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마인드는 버리자. 프랑스에서 저의 가장 우울했던 시기는 체류증 연장 신청 시기였어요. 제가 8월 1일에 체류증 연장이 만료 되는 상황이었는데, 8월 10일에 체류증 연장 신청 Rendez-vous를 잡아뒀거든요. 그래서 저는 프랑스 밖에서 여행을 하다가 한 8월 3~4일쯤 프랑스로 돌아갈 예정이었어요. 어디에선가 Rendez-vous 영수증을 들고 있으면 입국에 문제가 없다고 해서. 그래도 혹시 모르니 문의 메일은 남기고 여행을 했죠. 근데 답장이 없길래 그래 뭐 문제 없나보다 하고 신나게 여행을 하는데 갑자기 만료 이틀 전인 7월 30일에 당장 프랑스로 돌아오지 않을시 난감한 상황에 봉착할것이다 라는 메일이 온 거예요. 그래서 남은 일정은 취소를 하고 급하게 프랑스로 입국했어요. 그리고 체류증 신청을 완료하고 전 다시 스페인으로 넘어갈 생각이었어요. 근데 와 이 체류증 연장이 생각대로 안 흘러가더라구요. 그래서 결국 남은 한 달을 프랑스에 묶이게 됐는데, 머물 곳이 없어서 친구들 집에 얹혀 지내고, 체류증은 안 풀리고, 결국 드러워서 못살겠다 하고 한국행 비행기표까지 끊었다가 아 진정하자 하고서 다시 환불하고 난리도 아니었어요. 모든게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한 제 탓이었는데,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이 그 시작이었죠.. 조금 복잡한 행정절차가 있지만, 미리미리 준비 잘 하시면 행정처리가 늦다는 것 외에 큰 문제는 없을겁니다. 모두 저 같은 경험 하지 마시고, 꼼꼼하게 체크해서 준비하시길 바래요!